잘 만든 창작 뮤지컬은 곧 한국 뮤지컬의 미래를 상징한다. 그러나 대내외적으로 커다란 성장을 거듭한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아직 ‘온전한 우리 것’의 비율이 충분치 못하다는 사실은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런데 이제 그러한 아쉬움도 걷어낼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오랜 기간 탄탄하게 쌓아온 제작 노하우와 빛나는 아이디어, 뛰어난 실력을 지닌 배우가 만나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첫 번째 피날레를 앞둔 한국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lL TENORE)’가 바로 그 주역이다.이탈리아어로 ‘테너’를 뜻하는 ‘일 테노레’는 한국
“그 누군가를 사랑하면 신의 얼굴을 보리”사랑은 인간에게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의 일을 가능케 하는가 하면, 아름답고 고결한 모습으로 나타나 큰 감동을 준다. 또 사랑은 무엇이든 포용할 수 있는 의지가 되고, 목숨 바쳐 싸워도 아깝지 않을 용기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희생 역시 감내하게 만든다. 이렇게 인류애에 기반한 고차원의 감정들이 갖가지 사연과 어울려 깊이를 더한 작품이 바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이다. 고된 삶의 마지막을 앞둔 순간, 가장 소중히 여긴 존재에게 전한 참회록은 모두를 위한 메시지처럼 다가온다.뮤지컬 ‘레미제라블’이
브로드웨이 뮤지컬 ‘멤피스’가 국내 초연 무대로 한국 관객들의 심장을 빠르게 두드리고 있다.지난 7월 20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멤피스’는 인종차별과 갈등으로 얼룩졌던 1950년대 미국 남부 테네시주 멤피스를 배경에 두고 전개된 이야기를 다채로운 음악과 함께 선보여 호평받은 작품이다. 흑과 백으로 양분된 사회에서 흑인 음악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애쓴 백인 DJ 휴이와 무모해 보였던 도전에 함께 뛰어든 흑인 여가수 펠리샤가 조금씩 닫힌 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뭉클하면서도 짜릿하게 펼쳐진다.
“조금 더 일찍 널 이해했다면, 사랑했다면...... 우린 더 행복했을까?”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W.A.Mozart, 1756~1791). 예술적 재능을 타고난 천재 음악가는 사는 동안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했지만, 운명은 좀처럼 그를 편히 놓아주지 않았다. 아버지와의 갈등과 계급의 굴레, 절실했던 후원, 사랑 때문에 치러야 했던 대가 등 온갖 어려움이 모차르트의 삶에 파도처럼 밀려왔을 때 ‘신의 사랑을 받는 자’의 선택은 그저 그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 역시 인간이기에 마땅히 감내해야 할 몫이라
묵직한 천으로 온갖 경매 물품을 뒤덮은 극장. 그곳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 경매가 시작되길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곧이어 경매사가 오래된 경매품을 하나씩 공개하자 저마다 사연이 담긴 물건들은 차례로 새 주인에게 인계된다. 양손에 심벌즈를 든 원숭이 뮤직박스가 경매대에 오르자 한 노신사와 부인이 응찰 의사를 밝히고, 결국 물건은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노신사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는 ‘경매번호 666번 : 부서진 샹들리에’의 경매가 개시되는데, 이때 경매 물품에 얽힌 놀랍고도 끔찍한 사연이 같이 전해진다.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 SEASON 2’가 더욱 섬세해져 돌아왔다.지난 1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초연을 선보였던 뮤지컬 ‘베토벤’은 2023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답게 세간의 커다란 관심을 끌며 오래도록 공들인 무대를 선보였다. 다만 개막 초반부터 기대했던 호평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을 동시에 들으면서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연이은 시즌2를 예고,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하며 첫 시즌 막을 내렸다.그랬던 ‘베토벤; Beethoven Secret(이하 ‘베토
누구든 인생의 갈림길에서 항상 최선이라 여겨지는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결과를 당장 알 수 없을지라도 그 선택이 가장 좋은 미래로 이끌 거라 믿으면서 말이다. 판단의 기준은 매번 다르지만, 우리는 그 선택에 어렴풋이나마 적잖은 기대를 건다. 그렇게 선택에 선택을 거듭해 얻은 결과가 모여 삶을 이루고, 그 삶은 언젠가 인생이라는 단어로 갈무리된다. 눈앞에 마주한 오늘 역시 수많은 선택이 만든 중간 결과물이다.하지만 때때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와 맞닥뜨리기도 한다.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여겼던 사건이 벌어지면 도무지 갈피를 잡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여자가 갑자기 나의 세계로 들어와 일상을 휘젓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꾸만 눈길이 가는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다. 철저하게 지켜온 원칙이 무너진 순간, 작게 난 빈틈 사이로 빛이 들어왔다. 회색빛으로 가득했던 세상을 따스함으로 물들인 단 한 사람. 그의 이름은 곧 ‘운명’이자 ‘사랑’이었다.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대작 드라마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철조망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이 그 주인공이다. 인기 스타 현빈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으면서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고전은 우리에게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로부터 삶의 지혜를 얻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고전의 가치가 바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뮤지컬로 재탄생한 고전도 예외는 아니다. 생동감 넘치는 무대예술로 눈 앞에 펼쳐진 고전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작이다. 재미와 감동을 뛰어넘어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탐색하는 과정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삶에 가치를 더한다.뮤지컬 ‘웃는 남자’가 변함없
배경은 파리 해부학 박물관. 죽은 지 37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었던 마타하리의 머리가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과거 그가 남긴 행적만큼이나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자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마타하리를 추억한다. 누군가는 그를 대단한 사람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한낱 요부이자 스파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비웃는다. 이때 붉게 드리워진 커튼 사이로 한 노인이 나타나 그들을 향해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그러자 노인의 추억 속에 살아 숨 쉬던 검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이내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며 천
뮤지컬 ‘아이다’ 프레스콜이 지난 24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렸다. 약 한 시간 동안 주요 장면 시연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된 ‘아이다’ 프레스콜은 네이버 공연TV와 네이버 NOW로 중계돼 현장에 참석한 언론 매체 외에 일반 관객들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모두 일곱 가지 넘버를 선보였는데, 특히 이번에는 기존 프레스콜에서 보지 못했던 넘버 시연이 포함돼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프레스콜에 알맞게 장면 간 연결이 본 공연처럼 완벽한 스토리로 이어지지 않았어도 누구나 충분히 내용을 짐작
보이지 않는 힘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평범하게 흘러간다 여겼던 일상이 실제론 누군가에 의해 조종을 당하고 있었다거나, 앞으로 마주할 미래가 나도 모르는 새 이미 정해져 있다는 등의 다소 운명론적인 상상은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되어 발걸음을 붙든다. 대응할 수 없는 힘 앞에 놓인 인간은 한없이 무력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데스노트’는 일종의 경고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초월적인 힘에 의지해 세상을 바꾸려는 자와 그릇된 정의를 저지하려는 자 사이에 벌어진 접전은 무척 흥미로우면서도 서늘하다.
상상이 이룩한 세계는 놀랍도록 현실과 닮아있다. 마치 이루지 못한 갈망을 성취하려는 듯, 의식은 무의식에 거울처럼 투영돼 주위를 비춘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는 꽤 흥미롭다. 중심 사건을 계기로 인물들이 내면에 품은 욕망과 마주하며 겪는 갈등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이나, 불분명한 관계 속에서 서로의 마음이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살피는 과정 모두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섬세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쌓여있던 감정만큼이나 길어진 문장들은 과연 현실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단초가 될 것인가.뮤지컬 ‘
“내지 않을 거야, 집세를. 올해도, 작년 것도, 내년에도!”재개발을 앞두고 한참 밀린 집세를 내지 못해 고민하는 청년들치고는 꽤 당돌하다. 넘치는 에너지로 등장부터 확실히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들은 록 스피릿이 가득한 라이브 밴드 연주를 배경 삼아 무대 위를 마음껏 휘젓고 다닌다. 이것 참, 은근히 당황스러우면서도 묘하게 후련하다. 그리고는 곧 깨닫는다. “그래, ‘렌트(RENT)’가 돌아왔구나” 뮤지컬 ‘렌트’가 오랜만에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2011년 마지막 공연 이후 무려 9년 만에 돌아온 무대다. 지난 6월 13일 서울 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평생 웃어야만 했던 남자는 별을 품에 안고서야 비로소 진심으로 미소지을 수 있었다. 온전히 그의 선택이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가 재연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2018년 초연에 이어 2년 만이다. 제작 기간 총 5년, 175억원 대의 초대형 제작비 투입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마지막 공연까지 누적 관객 총 24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대작이기도 하다. 당시 ‘제7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6관왕,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3관왕, ‘제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최우수상, ‘제14회
첫사랑은 언제나 특별하다. 무엇에든 서툴지만 그래서 더 솔직하다.풋풋했던 감정들은 갖가지 빛깔로 마음속 어딘가에 깊숙이 남았다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그 순간 직감한다. 이런 느낌은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며, 늘 반복되리란 사실을.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익숙한 감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바로 그런 첫사랑을 닮았다.시선은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경매장을 향한다. 무대 위에선 과거의 기억을 굳게 봉인한 채 잠들었던 물건들이 다시금 세상과 마주할 순간을 앞두고 있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무겁게 드리워진 장
맨덜리 저택의 문이 다시 열렸다. 누구도 거부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한 매력, 바로 ‘레베카’의 귀환이다. 뮤지컬 ‘레베카’가 2년 만에 반가운 개막 소식을 알렸다. 지난 11월 16일 시즌 첫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3월 15일까지 이어지는 일정이다. 게다가 카이, 신성록, 알리 등이 새롭게 합류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서스펜스의 여제’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1938년 작)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레베카’는 오스카상 수상작인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대작 영화 ‘레베카(1940년 작)’와 유사한